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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빠빠와 떠나는 국내여행

대릉원, 천년 신라의 시간을 걷다

by 찐빠빠 2025. 9. 18.

대릉원은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신라의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고분 공원으로, 천년 고도의 역사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잔디로 덮인 봉분들과 소나무 숲길이 어우러져 마치 산책하듯 고대의 시간을 거닐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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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 천년 신라의 시간을 걷다

 

천년 신라의 무덤이 주는 고요한 아름다움

대릉원에 들어서면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가지런히 늘어선 고분들의 풍경입니다. 약 40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는 20여 기의 무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모두 신라의 왕족과 귀족들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봉분들은 크기와 높이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푸른 잔디가 곱게 덮여 있어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단순히 무덤이라기보다 마을 뒷동산 같은 아늑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방문객들은 무겁지 않게 역사를 느끼며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과 어우러져 고분의 곡선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여름에는 푸른 나무와 잔디가 어울려 생명력이 넘치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가을이면 단풍이 봉분을 붉게 물들이며 황금빛 장관을 이루고, 겨울에는 눈이 덮여 또 다른 고요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특히 아침 시간대에 방문하면 맑은 공기와 함께 봉분 위로 햇살이 비추며 상쾌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봉분이 신비로운 빛을 띠며 고요한 야경을 선사합니다.

 

대릉원의 대표적인 무덤은 황남대총입니다. 이 무덤은 대릉원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고분으로, 두 개의 봉분이 나란히 이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낙타의 등을 연상시킵니다. 또한 삼국사기에 기록된 미추왕릉 역시 이곳에서 중요한 볼거리입니다. 하지만 대릉원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곳은 천마총입니다. 천마총은 내부를 공개하고 있어 관람객들이 직접 들어가 고분의 구조와 출토 유물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이 점 때문에 대릉원 탐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특별한 감동을 얻습니다.

 

천마총에서 만나는 신라의 황금 유물과 예술

천마총은 1970년대 황남대총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무덤입니다. 이곳은 신라 고유의 봉분 축조 방식인 적석목곽분의 완전한 형태를 보여주며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발굴 과정에서 수많은 보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출자형 금관입니다. 이 금관은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의 금관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금관뿐만 아니라 금반지, 허리장식, 목걸이 등 다양한 황금 유물들이 함께 출토되어 당시 신라 사회의 화려함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보물들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신라 귀족들의 권력과 위엄을 드러내는 상징물이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전시된 유물을 통해 신라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천마총의 이름을 얻게 된 천마도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천마도는 말을 탈 때 다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리개에 새겨진 그림으로, 자작나무 껍질 위에 하얀 말이 그려져 있습니다.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이 말의 모습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신라인들의 상상력과 예술성을 보여줍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보아도 세련된 이 그림은 고대 예술의 백미라 불릴 만하며, 신라의 찬란한 문화적 수준을 실감하게 합니다. 천마총을 직접 방문하면 단순히 고분을 보는 것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체험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주 여행의 별미, 황남빵의 달콤한 맛

대릉원을 둘러본 뒤에는 인근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경주의 대표 먹거리로 알려진 황남빵입니다. 황남빵은 경주빵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지만, 원조는 대릉원이 있는 황남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60여 년 동안 오로지 황남빵만을 만들어 온 가게가 지금도 성업 중인데, 이곳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황남빵은 얇은 반죽 안에 달콤한 팥소가 듬뿍 들어 있어 한입 베어 물면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퍼집니다. 특히 갓 구워낸 빵은 따뜻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특별한 맛을 냅니다. 대릉원을 산책한 후 따끈한 황남빵을 맛보면 여행의 피로가 풀리고 행복한 여운이 남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포장해 가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바로 맛보는 빵의 풍미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황남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경주의 역사와 함께하는 상징적인 먹거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릉원의 고요한 무덤을 둘러본 뒤 달콤한 빵 한 입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은 경주만의 독특한 즐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릉원은 단순한 고분군이 아니라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황남대총과 미추왕릉 같은 거대한 봉분은 신라 왕족의 위엄을 전하며, 천마총의 발굴 유물은 찬란했던 당시의 문화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또한 대릉원 인근의 황남빵은 역사 탐방에 달콤한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이렇듯 대릉원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으로,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경주를 찾는다면 대릉원을 거닐며 천년의 시간을 느끼고, 황남빵으로 그 여정을 달콤하게 마무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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